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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 밸런스] 200년 이상 된 마을 그대로 남아 있는 순천 낙안읍성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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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운영자
  • 20.03.12 08:52:21
  • 추천 : 0
  • 조회: 203


강원도에 살면서 전라남도나 경상남도를 여행하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우연한 기회에 여행계획을 세우면서 평소 가고 싶었던 남도여행을 기획했다. 인상깊었던 여행지 중 전남 순천에는 보기만 해도 정겨운 초가집들이 마치 들판의 버섯 모양 옹기종기 들어서서 안온하고 풍요로운 느낌을 주는 동네가 있다. 높이는 일정하지 않지만 인간적인 분위기가 흐르는 돌담은 집안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개방형의 구조를 하고 있어 ‘개방’과 ‘자유’를 내세우는 도시의 높은 폐쇄적 담장, 비인간적 콘크리트 벽 구조물과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곡선으로 구불구불하지만 정감 어린 골목 흙길은 팍팍한 도시의 아스팔트, 시멘트길 위에서 잊혀진 자연을 발바닥에서부터 일깨워주고 있다. 사람이 살지 않는 인공 구조물로서의 민속촌이 아니라 실제 사람들이 가정을 이루어 살고 있는 동네, 낙안읍성마을이다.


▶ 조선시대의 계획도시, 낙안읍성

낙안마을은 조선 초기 조성 당시에는 계획도시였다. 태조 6년(1397)에 흙으로 쌓았다가 15세기에 들어서서 돌로 쌓기 시작해 오늘날의 규모를 띠게 됐다. 따라서 일반적인 자연 촌락과 달리 산기슭에 붙어 있지 않고 산과 약간 거리를 둔 평지에 네모꼴의 긴 읍성을 조성한 다음 그 안에 일정한 구획을 지어 건물들을 배치하고 사람들이 들어가 살게 된 동네였다. 

현재에도 거의 완벽하게 남아 있는 읍성은 길이가 1.4km, 높이가 4m에 이르는 규모이며 순천만을 통해 들어오는 왜적을 막기 위한 방어용 성곽이었다. 그래서 주차장에서 동문 입구로 들어가면 서문까지 한길이 직선으로 길게 이어지고 오른편으로는 객사와 관아를 비롯한 공공건물, 왼편으로는 민간인들이 사는 초가집 동네가 정확하게 구분되어 있다. 그리고 동헌 남쪽으로 공식적인 길이 뻗어서 T자 형의 구조를 갖고 있다. 두 개의 길이 만나는 곳에 시장이 있었다고 한다.

낙안읍성마을은 북쪽의 진산인 금전산 아래 줄기 끝자락 평지에 들어선 마을로, 왜적 방어용으로 쌓은 읍성이 아직도 남아 있다. 


▶ ‘참 좋다’라는 감탄사 연발

마을을 천천히 거닐며 하나하나 뜯어보는 것도 좋지만 역시 마을 구경은 성 위로 돌아봐야 한다. 입구의 동문으로 들어가 옆의 계단을 통해 낙풍루로 오른 다음, 남쪽 길을 따라 한 바퀴 도는 것이야말로 낙안읍성마을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코스이다.

성 따라 가는 길은 약간 거리감을 둠으로써 마을 전체를 시야에 둘 수 있다. 그럼으로써 눈에 거슬리는 광경들을 피하면서 마을 공간의 미학을 숨김없이 관찰할 수 있고, 한 바퀴 돌면서 보는 빼어난 전망을 기억에 오랫동안 저장해 둘 수 있다.

특히 가장 좋은 전망은 성곽이 낮은 언덕을 만나 이 언덕을 타고 넘어가는 곳인데 여기에 마련된 계단에서 바라보는 마을과 주변 지형은 대단히 인상적이고 입체적이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곳에서 사람들은 발길을 멈추고 ‘좋다!’를 연발한다. 어떤 이들은 핸드폰을 들이대고 기념사진 찍기 바쁘며 어떤 이들은 오래도록 품고 가려는 듯 계단에 앉아 마을을 하염없이 내려다본다.

이 위치에서 보면 마을의 진산인 금전산에서 좌우로 뻗어나간 산줄기도 멋지지만 벌판 쪽에 살짝 튀어나온 머리빗 모양의 옥산도 재미있다. 옛날 여자들이 사용하던 참빗 모양을 그대로 빼닮은 작은 옥산 때문에 이 동네에는 미인이 많이 난다는 속설이 있고, 동네의 풍수 형국도 옥녀가 장군을 맞기 위해 머리를 빗는다는 옥녀산발형이라 한다. 한편으로 마을 전체가 배 모양이라 ‘행주형’이라고도 하는데, 배에 구멍이 뚫리면 침몰한다 하여 마을 안의 샘을 깊이 파지 않았다 한다.

전통 마을로는 안동 하회마을 다음으로 알려지고 유명해진 곳이지만, 그 명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옛 미감과 아름다움을 보존하고 있는 남도의 대표적인 전통 마을이다. 마을에서 내세우듯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아름다운 동행’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 여행정보

주소 : 전남 순천시 낙안면 쌍청루길 157-3

문의 : 061-749-8831(https://www.suncheon.go.kr)

입장료 : 4,000원(성인), 2,500원(청소년), 1,500원(초등학생)

주차 : 마을 입구 주차장에 200여 대 이상 가능


이기영 기자 mod16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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